캠핑 철수 날 오전 10시, 우리 텐트만 그대로였다
첫 캠핑 마지막 날 아침에는 철수가 이렇게 바쁠 줄 몰랐습니다.
아침을 먹고 커피까지 천천히 마셨습니다. 전날 큰 텐트도 무사히 세웠고 추운 밤도 지나왔으니, 남은 일은 사용한 장비를 접어 차에 싣는 것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계를 확인했을 때는 오전 10시였습니다.
캠핑장 퇴실 시간은 오전 11시였습니다. 주변 사이트에서는 이미 텐트를 접거나 차량 문을 닫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저희 텐트 안에는 침낭과 전기장판, 옷가지와 아이들 물건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아침에 사용한 컵과 식기도 치우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한 시간이면 충분할 줄 알았습니다.
10시, 아직 텐트는 서 있었다
마음이 급해지자 눈에 보이는 것부터 손댔습니다.
침낭을 접다가 밖에 놓인 의자가 보여 의자를 먼저 접었습니다. 의자 가방을 찾으러 차에 갔다가 트렁크 안을 조금 정리했고, 다시 텐트로 돌아오니 전기장판이 그대로였습니다.
전기장판을 접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테이블 위 식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식기를 치우고 남은 음식물을 정리하다가 팩을 아직 뽑지 않았다는 생각이 났습니다.
계속 움직이고는 있었지만 한 가지도 완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흙이 묻은 팩과 깨끗한 침구가 섞이지 않게 따로 둬야 했고, 사용한 식기와 남은 식재료도 분리해야 했습니다. 아이들의 잠옷과 양말, 충전기와 작은 물건은 텐트 여러 곳에서 나왔습니다.
출발할 때는 가방별로 정리해왔지만 하룻밤을 보내고 나니 물건이 다시 흩어져 있었습니다.
첫 캠핑 전에는 텐트를 세우는 순간이 가장 정신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는 퇴실 시간을 앞두고 모든 장비를 한꺼번에 건드리던 아침이 더 혼란스러웠습니다.
접는 동안 시계만 봤다
작은 짐을 어느 정도 밖으로 꺼낸 뒤 약 55kg인 대형 면 에어텐트의 공기를 빼기 시작했습니다.
밸브를 열자 텐트가 바닥으로 내려앉는 것까지는 빨랐습니다. 설치할 때 공기를 넣자 기본 형태가 금방 올라왔기 때문에 해체도 비슷하게 끝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쓰러진 텐트는 수납이 끝난 텐트가 아니었습니다.
에어빔 안에는 공기가 조금씩 남아 있었고, 두꺼운 원단과 에어빔이 겹친 부분은 쉽게 납작해지지 않았습니다.
처음 잡은 폭대로 끝까지 접어보니 수납가방보다 넓었습니다. 일부를 다시 펼쳐 폭을 줄이고, 남은 공기를 배출구 쪽으로 밀어냈습니다.
한쪽이 조금만 두꺼워져도 마지막 부분이 가방 밖으로 나왔습니다. 손과 무릎으로 원단을 누르고 다시 접는 동안 계속 시계를 확인했습니다.
텐트를 가방에 넣는 데만 30분 이상 걸렸습니다.
이후에는 전동펌프의 공기 배출 기능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남은 공기를 빼는 데에는 도움이 됐지만 접는 방향과 가방 폭까지 자동으로 맞춰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첫 철수에서 부족했던 건 힘보다 순서와 경험이었습니다.
트렁크 앞에서 다시 처음부터
텐트 가방을 닫고 나니 이번에는 차량 적재가 남았습니다.
출발할 때는 집 앞에서 시간을 두고 장비마다 자리를 정했습니다. 돌아갈 때는 사용한 침낭과 옷이 처음처럼 작게 접히지 않았고, 남은 식재료와 세척할 조리도구도 여러 가방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작은 짐부터 넣은 것도 문제였습니다.
침낭과 가방을 먼저 넣고 나니 뒤늦게 남은 텐트와 긴 테이블이 들어갈 방향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미 실어놓은 물건을 다시 꺼내야 했습니다.
텐트 가방처럼 크고 형태가 잘 바뀌지 않는 장비를 먼저 넣고, 테이블과 의자의 방향을 정했습니다. 그 뒤 남은 틈에 침낭과 옷가방을 다시 채웠습니다.
올 때 들어갔던 짐인데 돌아갈 때는 같은 자리에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퇴실 시간이 가까워지자 일부 장비를 뒷좌석 주변과 아이들 발밑에도 넣었습니다. 차 문은 닫혔지만 편하거나 안전한 적재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고정되지 않은 단단한 장비가 탑승 공간 가까이에 있었고, 짐을 높게 쌓으면 운전에 필요한 시야도 가릴 수 있었습니다.
그 뒤부터는 차 안에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빈자리에 계속 밀어 넣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발을 둘 공간과 운전자의 시야를 먼저 남기고, 무겁고 단단한 장비는 트렁크 아래쪽에서 움직이지 않게 배치합니다.
그다음에는 침낭부터
다음 캠핑에서 새 장비를 산 것은 아니었습니다. 철수하는 순서를 바꿨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다시 사용할 일이 없는 침낭과 베개부터 접었습니다. 전기장판과 잠옷, 충전기처럼 밤에만 사용한 물건도 아침 식사 전에 가방에 넣었습니다.
잠자리를 먼저 치우고 나니 텐트 안에서 움직일 공간이 생겼습니다.
아침 식사가 끝나면 남은 음식과 조리도구를 정리했습니다. 더 이상 앉을 일이 없을 때 의자와 테이블을 접었고, 텐트 안이 비워진 뒤에 팩과 텐트로 넘어갔습니다.
처음처럼 침낭을 접다가 팩을 뽑고, 다시 식기를 치우는 식으로 일을 섞지 않았습니다.
차에 실을 때도 텐트와 테이블처럼 크고 단단한 장비의 위치부터 잡았습니다. 침낭과 옷가방처럼 모양을 바꿀 수 있는 짐은 마지막에 남은 공간으로 넣었습니다.
집에 도착해 먼저 꺼내야 하는 남은 음식과 젖거나 더러워진 물건은 트렁크 깊숙한 곳에 넣지 않았습니다.
순서를 바꿨다고 대형 텐트가 가벼워지거나 철수가 금방 끝난 것은 아닙니다. 텐트를 접어 차에 올리는 일은 여전히 힘이 들었습니다.
대신 퇴실 직전에 텐트 안과 차 사이를 뛰어다니는 일은 줄었습니다. 이미 실어놓은 짐을 다시 전부 꺼내는 일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첫 캠핑에서는 한 시간 동안 빨리 움직이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철수 시간을 따로 정해두기보다, 아침에 일어나 다시 사용하지 않을 물건부터 하나씩 치웁니다.
그날 이후 철수하는 아침에는 커피를 마시기 전에 침낭부터 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