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텐트로 카키색 에어텐트 샀다가 카니발로 차 바꿀 뻔한 썰 (루프백 후기)
추위와 건조함으로 고통받았던 밤, 그리고 불쇼로 끝난 바비큐 저녁 식사까지. 우당탕탕 첫 캠핑의 1박 2일 생존기가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결로 없이 뽀송뽀송한 면텐트 덕분에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실 때만 해도, 저는 이 고생스러운 캠핑이 아름답게 마무리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캠핑의 난관은 텐트를 칠 때가 아니라 '집에 갈 때' 시작된다는 것을 저는 미처 몰랐습니다. 오전 11시, 퇴실 시간이 다가오면서 평화롭던 캠핑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오늘은 올 때보다 집에 갈 때가 더 고통스럽다는 초보 캠퍼의 처절한 철수 경험담과 짐 싸기 노하우를 냉철하게 분석해 봅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여유를 부리다 보니 어느덧 시계는 오전 10시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주변 베테랑 캠퍼들은 이미 짐을 다 싣고 빈자리만 남겨둔 채 떠나고 없었죠. 마음이 급해진 저는 부랴부랴 짐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캠핑 장비를 차례대로 정리하고 텐트를 접는 일은 피칭하는 것만큼이나 체력 소모가 컸습니다. 텐트 안에 널브러진 침낭을 말아 넣고, 흙 묻은 팩을 뽑아 닦고, 의자와 테이블을 접어 케이스에 넣는 모든 과정이 시간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남들은 다 집에 가는데 우리만 남아 땀을 뻘뻘 흘리며 허둥지둥 짐을 싸는 캠핑 철수 지옥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짐을 어느 정도 정리한 후, 드디어 캠핑의 하이라이트이자 가장 큰 숙제인 텐트 접기에 돌입했습니다. 피칭할 때는 펌프로 공기만 주입하면 끝이었기에, 에어텐트 해체 역시 바람만 빼면 저절로 푹 주저앉아 쉽게 접힐 거라 순진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50kg에 육박하는 두꺼운 면 에어텐트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공기 밸브를 열자 바람이 빠지며 텐트가 주저앉긴 했지만, 기둥(에어폴대) 내부에 남은 잔여 공기 때문에 텐트가 완전히 납작해지지 않았습니다. 그 상태로 텐트를 반으로 접고 말아 올리자, 부피는 처음 샀을 때보다 무려 2배 가까이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습니다.
텐트 가방 지퍼는 당연히 잠기지 않았습니다. 결국 텐트 위에 무릎으로 올라타 온몸의 체중을 실어 꾹꾹 눌러가며 남은 공기를 쥐어짜 내야만 했습니다. 텐트 하나를 가방에 욱여넣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렸고, 제 체력은 완전히 방전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모든 장비를 가방에 넣고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올 때는 차 트렁크에 모든 짐이 테트리스 블록처럼 완벽하고 여유 있게 들어갔기 때문에, 갈 때도 당연히 문제가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짐을 실으려다 보니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분명히 올 때랑 똑같은 짐인데, 왜 안 들어가지?"
문제는 '부피의 팽창'이었습니다. 공장에서 기계로 꽉꽉 압축되어 있던 침낭과 텐트는 초보의 서툰 손길을 거치며 부피가 커졌습니다. 게다가 입었던 옷가지, 남은 식재료, 덜 닦인 코펠 등이 이리저리 엉키며 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완벽했던 트렁크 테트리스는 완전히 무너졌고, 결국 트렁크에 다 싣지 못한 짐들을 뒷좌석에 밀어 넣고 무릎 위에 껴안은 채로 찝찝하게 캠핑장을 떠나야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근육통에 시달리며, 저는 캠핑 철수의 과학적 원리를 깨달았습니다. 다음 캠핑에서는 결코 퇴실 시간에 쫓기지 않기 위해 뼈저리게 배운 패킹의 진실과 노하우 3가지를 정리했습니다.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차 안은 먼지와 짐으로 엉망이 되었습니다. "내가 돈 주고 왜 이 고생을 사서 했나" 싶었지만, 집에 돌아와 짐을 풀고 나니 신기하게도 밤하늘의 별과 타닥거리던 장작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개미지옥 같은 캠핑의 진짜 매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포스팅 예고)
드디어 1박 2일의 생생한 첫 캠핑 기록이 모두 끝났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번외 편으로, 초보 캠퍼가 이 첫 캠핑을 준비하기 위해 "텐트부터 자잘한 소품까지 총 얼마의 비용(초기 세팅 비용)을 썼는지, 그리고 절대 사지 말아야 할 중복 투자 템은 무엇인지"를 결산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