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피쿨 TSL35, 얼음 사러 다니던 캠핑이 달라졌다
아이스박스를 사용할 때는 캠핑을 떠나기 전부터 얼린 생수병과 아이스팩을 챙겼습니다. 그래도 2박 3일 일정 중간쯤 되면 얼음이 얼마나 남았는지 자꾸 확인하게 됐고, 한 번은 부족한 얼음을 사러 캠핑장 밖으로 나가기도 했습니다.
물이 녹기 시작하면 음식 포장과 채소에 물기가 닿는 것도 불편했습니다. 음식이 물속에 완전히 잠긴 것은 아니었지만, 꺼낼 때마다 축축해진 포장을 닦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결국 아이스박스를 더 오래 유지하는 방법을 찾기보다 전원으로 온도를 유지하는 캠핑 냉장고를 사기로 했습니다. 제가 고른 제품은 알피쿨 TSL35 35L였고, 해외직구로 약 30만 원에 직접 구매했습니다. 협찬이나 제품 제공은 없었습니다.
출발 준비는 냉장고 전원부터
캠핑장에 도착해서 처음 냉장고를 켠 것은 아닙니다. 집에서 짐을 챙기기 시작할 때 알피쿨 전원부터 연결했고, 텐트와 침낭을 정리하는 동안 내부를 미리 차갑게 만들었습니다.
정확한 예냉 시간을 매번 재지는 않았습니다. 집 냉장고에 있던 고기와 채소, 유제품과 음료를 마지막에 옮겨 담았고, 상온에 둬도 되는 생수와 과자는 다른 가방으로 뺐습니다.
처음에는 냉장고 안에 가져가는 음식을 전부 넣으려고 했습니다. 막상 담아보니 35L가 네 식구의 모든 음식과 음료를 여유롭게 받아주는 크기는 아니었습니다. 차갑게 보관해야 하는 것부터 고르는 편이 훨씬 현실적이었습니다.
출발할 때는 냉장고를 모델Y에 싣고 차량용 전원에 연결했습니다. 캠핑장에 도착하면 차량 쪽 연결을 분리한 뒤 사이트의 220V 전원으로 바꿨습니다.
전원을 옮겨 연결하는 과정 자체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대신 케이블이 다른 장비에 눌리지 않는지, 플러그와 연결 부위가 비나 바닥의 물기에 닿지 않는지는 매번 확인했습니다.
아이스박스를 사용할 때는 얼음 상태가 가장 큰 걱정이었는데, 냉장고를 들인 뒤에는 챙겨야 할 것이 달라졌습니다. 출발 전 예냉과 전원 케이블, 캠핑장의 전력 사용 조건을 확인하는 일이 새로운 준비 순서가 됐습니다.
모델Y 하부 트렁크 안
알피쿨 TSL35를 선택할 때 냉각 성능만큼 중요했던 것은 차량에 어디에 둘 수 있느냐였습니다. 쿠디 파밀리아 프로와 에어매트, 테이블과 의자까지 싣고 나면 모델Y 트렁크 위쪽 공간이 금방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모델Y에서는 TSL35가 하부 트렁크에 들어갔습니다. 냉장고를 넣은 뒤 상부 덮개도 닫을 수 있어서, 트렁크 위에는 다른 캠핑 장비를 배치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하부 트렁크에 들어간다고 해서 주변을 짐으로 완전히 막지는 않았습니다. 냉장고가 작동할 때 열이 빠질 수 있도록 통풍구 쪽에는 공간을 남겼고, 위에 다른 장비를 밀착해 쌓지 않았습니다.
차량의 연식이나 내부 구조, 냉장고를 넣는 방향에 따라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에게는 하부 트렁크에 들어간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지만, 구매 전에는 제품의 외부 크기와 차량 적재 공간을 직접 재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캠핑장에 도착한 뒤에는 냉장고를 꺼내 통풍구가 막히지 않는 자리에 놓았습니다. 전원 연결 부위는 비가 들이치는 방향과 바닥의 물기를 피했고, 텐트 안에서도 다른 짐을 냉장고 옆에 바짝 붙이지 않았습니다.
작동 중에는 팬과 컴프레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냉각이 시작될 때 기계음이 조금 더 잘 들렸고, 멈추면 다시 조용해지는 식이었습니다.
저희 가족에게는 잠을 깨울 만큼 크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주변 소리가 줄어드는 밤에는 낮보다 존재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머리맡에 바로 붙이기보다는 잠자리와 조금 떨어진 곳에 두었습니다.
맥주가 얼었다
처음 제품을 받은 날에는 냉각이 어디까지 되는지 궁금했습니다. 온도를 낮게 설정해 시험했고, 작동 중 화면에 표시된 숫자가 -20℃까지 내려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별도의 온도계로 내부 모든 위치를 측정한 것은 아닙니다. 화면에 표시된 온도가 냉장고 안쪽 모든 음식의 실제 온도와 정확히 같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때는 차가우면 차가울수록 좋은 줄 알았습니다. 낮은 설정을 유지해둔 뒤 맥주를 꺼내보니 안쪽이 살얼음처럼 변해 있었습니다.
맥주가 시원해진 정도를 넘어 실제로 얼기 시작한 것을 보고서야, 냉장고를 가장 낮은 온도로 사용하는 것이 항상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 뒤 여러 번 사용하면서 주로 1℃로 맞추게 됐습니다. 제가 캠핑에서 사용한 조건에서는 1℃ 설정으로 고기와 채소, 음료가 다시 얼어붙는 문제는 없었습니다.
다만 냉장고 화면의 숫자만 보고 식품 상태를 전부 판단하지는 않았습니다. 문을 자주 열거나 음식이 많이 들어가면 위치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고, 각 식품 포장에 적힌 보관 조건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온도 관리가 특히 중요한 음식을 오래 보관해야 한다면 별도의 냉장고용 온도계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냄새나 색, 포장 상태가 평소와 다른 음식은 설정 온도와 관계없이 먹지 않는 것이 우선입니다.
습도가 높은 날에는 냉장고 표면이나 주변에 가벼운 물기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바닥이 흥건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보이는 물기는 마른 천으로 닦고 전원 연결부 근처가 젖지 않았는지 확인했습니다.
네 식구에게 35L면 충분했나?
성인 2명과 아이 2명이 2박 3일 캠핑을 갈 때 35L가 아주 넉넉하다고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고기와 채소, 유제품, 아이들 음료와 맥주를 넣고 나면 남는 공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생수까지 모두 차갑게 보관하려고 하면 다른 음식이 들어갈 자리가 부족했습니다. 지금은 냉장이 꼭 필요한 식품을 먼저 넣고, 생수와 과자처럼 상온에 둬도 되는 것은 밖으로 뺍니다.
생고기나 육즙이 나올 수 있는 재료는 다른 음식과 닿지 않도록 밀폐해 분리했습니다. 먼저 먹을 음식은 위쪽에 두고 식사 순서에 맞춰 위치를 정하니 필요한 것을 찾느라 뚜껑을 오래 열어두는 일도 줄었습니다.
35L라는 크기만 보면 아이스박스와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얼음과 아이스팩이 내부 공간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용량이라도 음식 배치는 조금 더 편했습니다.
아이스박스 때처럼 녹은 물에 음식 포장이 젖는 일도 사라졌습니다. 캠핑 도중 얼음을 추가로 사러 나갈 필요가 없어진 것도 저희 가족에게는 컸습니다.
물론 편해진 만큼 조건이 생겼습니다. 차량 이동 중 사용할 전원과 캠핑장 220V 전원이 필요했고, 케이블과 환기구 상태를 계속 확인해야 했습니다. 구매 가격도 약 30만 원으로 기존 아이스박스보다 부담스러웠습니다.
전기가 없는 장소나 짐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짧은 일정이라면 아이스박스가 더 간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기가 제공되는 오토캠핑장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다니는 저희 가족에게는 알피쿨 TSL35가 잘 맞았습니다.
지금은 캠핑 준비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냉장고 전원을 연결합니다. 집에서 예냉한 뒤 모델Y 차량 전원으로 옮기고, 캠핑장에서는 220V로 바꾸는 과정이 자연스러운 준비 순서가 됐습니다.
알피쿨을 들인 뒤 음식이 저절로 관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얼음이 얼마나 녹았는지 확인하고, 젖은 포장을 닦고, 부족한 얼음을 사러 다니던 일은 줄었습니다.
저희에게 가장 큰 변화는 더 차가운 음식을 먹게 된 것이 아니라, 캠핑 중 냉장 식품 때문에 자리를 비우는 일이 없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제품의 전원 연결과 통풍, 온도 설정 등은 알피쿨 공식 사용자 설명서를 우선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식품별 냉장 보관 조건은 포장 표시와 식품안전나라의 안내를 함께 참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