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캠핑 렉타타프 물고임, 스트레치코드로 물길을 만든 날
비가 오는 날 캠핑을 여러 번 해봤지만, 이번처럼 밤까지 쉬지 않고 내리는 비를 타프 아래에서 지켜본 날은 드물었습니다.
성인 2명과 아이 2명이 함께한 캠핑이었고, 사이트에는 렉타타프를 설치해 식사와 휴식을 위한 생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타프가 비를 잘 막아주고 있어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비가 몇 시간 동안 계속되자 타프 한쪽이 조금씩 아래로 처지기 시작했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천이 내려앉은 부분에 빗물이 모이고 있었습니다.
고인 물을 손으로 밀어내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물을 한 번 빼도 비가 계속 내리니 같은 자리에 다시 고였습니다.
결국 스트레치코드로 타프에 물이 빠질 방향을 만들고, 그 아래 파쇄석에도 빗물이 머무르지 않도록 좁은 물길을 냈습니다.
밤까지 비가 이어지자 타프 한쪽이 내려앉았다
낮부터 시작된 비는 저녁이 지나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잠깐 내렸다 그칠 비라면 타프 상태를 자주 보지 않았을 텐데, 시간이 갈수록 천 한쪽이 눈에 띄게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가까이에서 살펴보니 처진 곳에 빗물이 넓게 고여 있었습니다. 물의 무게가 더해지면서 타프가 다시 처지고, 그 자리에 더 많은 물이 모이는 모습이었습니다.
타프 아래에는 테이블과 의자, 가족이 사용하는 캠핑 장비가 놓여 있었습니다. 고인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장비도 젖겠지만, 아이들이 가까이 있을 때 갑자기 물이 떨어지는 상황도 신경 쓰였습니다.
이미 타프 아래 생활 공간을 모두 만들어놓은 상태라 비를 맞으며 전체 설치를 다시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타프를 새로 치기보다, 고인 물이 빠져나갈 한 지점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스트레치코드를 걸자 물이 빠질 자리가 생겼다
가지고 있던 스트레치코드를 타프의 처진 부분에 걸었습니다.
타프 전체를 강하게 잡아당기는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물이 모이는 부분에서 바깥쪽으로 낮아지는 선을 만들어 빗물이 그 방향을 따라 흐르게 하는 정도였습니다.
코드를 건 뒤에는 타프 위에 넓게 고여 있던 물이 한쪽으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에서도 스트레치코드를 따라 만들어진 낮은 선과 그 아래로 떨어지는 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길을 만든 뒤 타프 가운데가 계속 무겁게 처지는 모습은 줄었습니다. 빗물이 고여 있던 자리에서 빠져나갈 방향이 생기니, 손으로 물을 반복해서 밀어낼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정확한 각도나 코드 장력을 측정한 것은 아닙니다. 렉타타프의 크기와 원단, 설치 높이와 팩 위치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스트레치코드를 지나치게 강하게 당기면 타프 원단이나 연결 부위에 부담이 생길 수 있어, 물이 흐르는지 확인하면서 필요한 만큼만 장력을 줬습니다.
코드가 사람이 다니는 동선을 가로지르지 않는지도 함께 확인했습니다. 비 오는 밤에는 줄이 잘 보이지 않아 아이나 가족이 걸려 넘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타프 위의 물을 빼자 이번에는 바닥이 젖기 시작했다
타프 물고임은 줄었지만 문제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빗물이 한쪽으로 모이면서 타프 끝의 같은 지점으로 계속 떨어졌습니다. 물이 넓게 흩어질 때는 눈에 잘 띄지 않았는데, 한곳으로 모이자 낙수량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사이트 바닥은 파쇄석이었지만 같은 자리를 계속 때리는 물을 바로 흡수하지는 못했습니다.
물이 떨어지는 곳의 파쇄석이 젖기 시작했고, 주변으로 물방울과 작은 돌이 튀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젖은 범위도 조금씩 넓어졌습니다.
타프 밖으로 물이 떨어지니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바닥에 머문 물이 다시 생활 공간 쪽으로 번지는 것이 보였습니다.
타프 위의 물길만 보고 끝냈다면 밤새 같은 자리에 물이 더 고였을 것 같습니다.
파쇄석을 살짝 걷어 계곡 쪽으로 물길을 냈다
물이 떨어지는 지점부터 사이트 뒤쪽을 살펴보니 계곡 방향으로 조금 낮아지는 곳이 있었습니다.
흙을 깊게 파지는 않고, 파쇄석 표면만 살짝 걷어 물이 흐를 좁은 길을 만들었습니다.
타프에서 떨어진 빗물이 그 길을 따라 사이트 뒤 계곡 쪽으로 흘러가는 모습도 직접 확인했습니다.
물길을 낸 뒤에는 낙수가 떨어지는 지점에 물웅덩이가 계속 커지는 현상이 줄었습니다. 사이트 안쪽으로 번지던 물도 자연스럽게 뒤쪽으로 빠졌습니다.
타프의 스트레치코드는 천 위에 빗물이 고이지 않도록 해줬고, 바닥에 만든 좁은 물길은 아래로 떨어진 물이 사이트에 머무르지 않게 해줬습니다.
두 방법은 비슷해 보이지만 역할이 달랐습니다. 타프 위에서 물을 빼는 것과, 떨어진 물을 바닥에서 흘려보내는 것을 함께 해야 했습니다.
물 튀는 자리에는 우산을 펼쳐뒀다
물이 흐르는 방향을 만든 뒤에도 낙수가 파쇄석을 직접 때리면서 생기는 튐은 남았습니다.
타프에서 떨어지는 물이 한곳에 집중되자 작은 물방울과 젖은 파쇄석이 주변으로 튀었습니다.
그래서 물이 떨어지는 자리에 우산을 펼쳐뒀습니다.
우산을 쓰고 다니기 위한 것이 아니라, 타프에서 떨어지는 물의 힘을 한 번 나눠 받는 용도였습니다.
빗물이 우산에 먼저 닿은 뒤 옆으로 흘러내리면서 파쇄석을 직접 때릴 때보다 주변으로 튀는 물이 줄었습니다.
우산은 가족이 다니는 길과 떨어진 자리에 놓았습니다. 아이들이 우산살이나 손잡이에 걸리지 않도록 위치도 확인했습니다.
바람이 강한 날이었다면 우산이 넘어지거나 날릴 수 있어 같은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바람보다 비가 오래 이어지는 상황이었고, 우산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며 사용했습니다.
급하게 만든 물길이었지만 철수할 때는 다시 덮었다
바닥에 만든 물길은 파쇄석을 살짝 걷은 임시 형태였습니다.
캠핑장의 땅을 깊게 파거나 기존 배수시설을 건드린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에는 비가 고이는 것을 먼저 해결하느라 관리자에게 따로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철수하는 날에는 걷어냈던 파쇄석을 다시 덮고 주변을 평평하게 정리했습니다.
지금 다시 같은 상황을 만난다면 바닥을 손대기 전에 관리자에게 물이 고이는 상황을 먼저 알릴 생각입니다.
캠핑장마다 파쇄석과 데크, 잔디 사이트를 관리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고, 물을 흘려보낸 방향이 다른 사이트나 공용 통로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물길을 만들 때는 내 사이트에서 물이 사라지는 것만 보면 안 됩니다. 흘러간 물이 옆 사이트나 차량 통행로로 들어가지 않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캠핑장마다 사이트 관리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흙을 깊게 파거나 기존 배수 방향을 바꾸기보다 물고임 상황을 관리자에게 먼저 알리고 허용되는 범위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다음 우중캠핑에서도 물이 가는 방향부터 볼 것 같다
이번 캠핑 전에는 타프가 비를 막아주기만 하면 생활 공간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비가 밤까지 이어지자 중요한 것은 타프에 비가 닿는지보다, 떨어진 물이 마지막에 어디에 머무는지였습니다.
스트레치코드로 타프 위에 물이 빠질 방향을 만들자 처진 곳에 빗물이 쌓이는 현상이 줄었습니다.
파쇄석 표면에 만든 좁은 물길은 한곳으로 떨어진 물이 사이트 안에 고이지 않도록 해줬습니다.
낙수 때문에 물과 파쇄석이 튀는 자리에는 우산을 펼쳐 충격을 조금 줄였습니다.
세 가지 모두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비가 계속되는 동안 타프와 바닥 상태를 보고 하나씩 대응한 것이었습니다.
다음에도 타프 위에 물이 고이기 시작한다면 스트레치코드로 물이 빠질 방향을 만드는 방법은 다시 사용할 것 같습니다.
바닥의 물길은 사이트의 경사와 원래 배수 방향을 먼저 보고, 필요하다면 관리자에게 확인한 뒤 최소한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우중캠핑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비를 무조건 막으려 하기보다, 내린 물이 안전하게 빠져나갈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