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캠핑 장비값 306만원, 다녀온 뒤 33만 원이 더 들었다

첫 캠핑에서 돌아온 뒤 장비에 묻은 흙을 닦고, 사용한 침낭과 식기를 하나씩 정리했습니다.

약 55kg의 대형 면 에어텐트를 접느라 진을 뺐고, 가볍게 골랐던 의자는 제 체형에 맞지 않았습니다. 준비한 난방과 숯불 요리도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짐을 정리하다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첫 캠핑 한 번을 가기 위해 장비에 얼마를 쓴 걸까.

카드 사용 내역과 당시 구매 가격을 다시 떠올려 정리해봤습니다. 첫 캠핑을 떠나기 전에 구입한 장비는 약 306만 원이었습니다.

한 번 다녀온 뒤 의자와 난방 장비를 다시 사면서 33만 원이 추가됐고, 누적 지출은 약 339만 원이 됐습니다.

아래 금액은 모든 영수증을 보관해 계산한 정확한 회계 자료가 아닙니다. 제가 기억하는 실제 구매 가격을 기준으로 정리한 대략적인 금액이며, 구매 시기와 판매처에 따라 가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306만 원

캠핑을 시작하기 전에는 텐트와 의자, 침낭 정도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텐트를 고르고 나니 그 안에 놓을 매트가 필요했고, 전기장판과 침낭 네 개도 준비해야 했습니다. 테이블과 의자를 사고 나니 조명과 릴선, 팩과 망치, 화로대와 조리도구가 이어졌습니다.

물건 하나를 살 때마다 꼭 필요한 장비처럼 보였습니다. 전체 금액은 모두 산 뒤에야 보였습니다.

구분 당시 구입한 장비 대략적인 금액
텐트·잠자리 대형 면 에어텐트, 에어매트, 전기장판, 3계절 침낭 4개 약 235만 원
의자·테이블 롤테이블, 헬리녹스 체어투를 포함한 캠핑의자 여러 개 약 36만 원
주방·화로 화로대, 석쇠, 버너, 코펠 약 15만 원
그 밖의 장비 랜턴, 릴선, 팩, 망치, 수납가방과 자잘한 소품 약 20만 원
첫 캠핑 전 장비 구입비 약 306만 원

가장 큰 금액은 약 200만 원에 구매한 대형 면 에어텐트였습니다.

에어매트 약 15만 원, 전기장판 약 8만 원, 침낭 네 개 약 12만 원을 더하니 잠자리와 관련된 장비에만 약 235만 원이 들어갔습니다.

의자는 헬리녹스 체어투 한 개를 약 9만 원에 샀습니다. 다른 의자들을 포함하면 약 30만 원이었고, 약 6만 원에 산 롤테이블까지 더해 의자와 테이블에 약 36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각 장비를 따로 살 때는 전체 비용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팩과 망치, 랜턴과 수납가방처럼 비교적 작은 물건도 계속 더해지니 20만 원 정도가 됐습니다.

첫 캠핑을 위해 직접 구매한 텐트와 의자, 테이블 등 가족 캠핑 장비를 설치한 모습
첫 캠핑을 준비하며 직접 구매한 장비들입니다. 이때는 모두 오래 사용할 장비라고 생각했습니다.

첫 캠핑이 끝난 뒤

306만 원을 사용했다고 장비 구매가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첫 캠핑에서 사용한 헬리녹스 체어투는 제 체형에 비해 좌판이 좁았습니다. 작게 접히고 가볍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캠핑장에서 몇 시간씩 앉아 있기에는 불편했습니다.

결국 좌판이 넓은 중고 릴렉스체어를 약 3만 원에 다시 구매했습니다.

헬리녹스 체어투, 가벼워서 샀는데 오래 앉기는 힘들었다

첫 캠핑에서는 지인에게 빌린 소형 등유 팬히터도 사용했습니다. 팬히터 주변은 따뜻했지만 넓은 텐트 안의 온도 차이가 크게 느껴졌고, 이후 더 큰 등유 팬히터를 약 30만 원에 구매했습니다.

의자 3만 원과 팬히터 30만 원을 더하면서 장비 지출은 약 339만 원이 됐습니다.

첫 캠핑 전 306만 원에 첫 캠핑 후 추가한 33만 원을 더한 금액입니다.

추가로 산 두 장비를 전부 낭비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릴렉스체어와 큰 팬히터는 이후 캠핑에서 실제로 사용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제 체형에 맞는 의자를 골랐다면 의자 교체 비용은 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텐트 크기와 캠핑 시기를 조금 더 현실적으로 생각했다면 난방 장비를 고르는 과정도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난방기의 크기를 키운 것과 취침 중 안전은 별개의 문제였습니다. 이후에는 난방 출력만 볼 것이 아니라 침낭과 바닥 보온을 먼저 준비하고, 연료를 태우는 난방기는 잠들기 전에 끄는 쪽으로 사용 기준도 바꿨습니다.

돈보다 아까웠던 것

처음부터 300만 원이 넘는 예산을 정해놓고 쇼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텐트를 산 뒤에는 그 크기에 맞는 매트가 필요했고, 매트를 준비하니 전기장판과 침낭이 필요했습니다. 장비가 하나 생길 때마다 다음 장비를 사야 할 이유가 따라왔습니다.

처음부터 좋은 제품을 사면 중복 투자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하지만 비싼 장비와 내게 맞는 장비는 같은 뜻이 아니었습니다.

헬리녹스 체어투는 잘 알려진 경량 의자였지만 제 체형과 오토캠핑 방식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약 3만 원에 중고로 산 릴렉스체어는 수납 부피가 컸지만 앉아 있는 동안에는 훨씬 편했습니다.

첫 캠핑에서 사용한 화로대와 석쇠도 오래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숯불에 삼겹살을 구웠다가 기름과 재를 닦는 과정이 힘들었고, 이후에는 주로 가스버너와 그리들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장비가 싸서 실패하거나 비싸서 성공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실제 캠핑에서 어떻게 쓰는지를 모르고 샀던 장비가 오래 남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계속 사용한 물건도 많았습니다. 에어매트와 전기장판, 침낭, 랜턴, 릴선, 팩과 망치는 이후 캠핑에서도 계속 사용했습니다.

약 55kg의 대형 면 에어텐트 역시 철수와 적재는 힘들었지만, 네 식구가 함께 지내는 공간과 빠른 피칭이 마음에 들어 계속 사용했습니다.

한꺼번에 사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다시 첫 캠핑을 준비한다면 장비의 색상과 브랜드를 한 번에 맞추려고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잠을 잘 수 있는 텐트와 매트, 계절에 맞는 침구, 기본 조명과 식사 도구부터 준비하고 첫 캠핑을 다녀왔을 것입니다.

의자는 직접 앉아 식사하는 자세와 일어나는 동작까지 확인했을 것입니다. 텐트는 펼쳤을 때의 크기뿐 아니라 접힌 가방의 크기와 무게, 차량에 누가 싣는지도 먼저 생각했을 것입니다.

캠핑이 계속 맞을지 확신이 없는 장비는 대여하거나 상태를 확인한 중고 제품으로 경험해보는 방법도 있었을 것입니다.

반대로 릴선과 난방기, 화기 장비처럼 안전과 관련된 물건은 가격만 보고 고르지 않아야 합니다. 실제 사용 조건과 제품 안내를 확인하는 일이 먼저였습니다.

첫 캠핑을 다녀오기 전에는 무엇이 불편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사용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장비를 완성하려 했기 때문에, 첫날이 끝나자마자 다시 살 물건이 생겼습니다.

306만 원이라는 금액도 컸지만 가장 아까웠던 것은 이미 산 장비가 있는데도 제 몸과 캠핑 방식에 맞지 않아 다시 구매해야 했던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장비를 보기 전에 다음 캠핑에서 실제로 어디에 놓고 얼마나 오래 사용할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첫 캠핑 마지막 날, 텐트가 가방에 안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