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녹스 체어투, 가벼워서 샀는데 오래 앉기는 힘들었다
첫 캠핑 저녁, 테이블 앞에 앉아 밥을 먹다가 자세를 몇 번이나 바꿨습니다.
엉덩이를 왼쪽으로 옮겼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옮기고, 몸을 앞으로 세웠다가 등받이에 기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허벅지 양옆을 누르는 느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때 앉아 있던 의자가 헬리녹스 체어투였습니다.
의자를 산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약 55kg짜리 대형 면 에어텐트를 처음 옮기고 난 뒤라 다음 장비부터는 무조건 가볍게 사고 싶었습니다.
구매 당시 확인한 사양으로는 구성에 따라 약 1.07kg에서 1.15kg 정도였습니다. 목과 머리까지 받쳐주는 긴 등받이가 있었고, 접으면 작은 가방 하나로 정리됐습니다.
차에 싣기 전까지는 제가 원하던 의자에 가까웠습니다. 문제는 캠핑장에서 오랫동안 앉아본 뒤에야 보였습니다.
1kg이라는 숫자
집에서 처음 조립했을 때는 불편함을 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프레임을 연결하고 스킨을 끼우는 과정도 어렵지 않았고, 한 손으로 들어 옮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잠깐 앉아봤을 때는 목까지 받쳐주는 하이백도 편해 보였습니다. 몇 분 정도 앉았다 일어나는 것으로는 좌판이 제 몸에 얼마나 맞는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첫 캠핑장에서도 설치할 때까지는 만족했습니다. 부피가 큰 장비 사이에 의자 가방을 쉽게 넣을 수 있었고, 텐트 주변으로 옮길 때도 부담이 없었습니다.
저는 엉덩이와 허벅지가 큰 편입니다. 체어투에 깊숙이 앉자 스킨 양옆이 몸을 감싸기보다 눌러주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등받이에 기대면 목과 머리는 편했지만 하체가 답답했습니다. 몸을 조금 옆으로 옮기면 잠시 나아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같은 부분이 신경 쓰였습니다.
제품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작은 수납 크기와 가벼운 무게를 위해 만들어진 의자의 좌판 형태가 제 체형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저녁 식사 자리
캠핑의자는 쉬는 시간에만 사용하는 장비가 아니었습니다.
밥을 먹을 때도 앉았고, 커피를 마실 때도 앉았습니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거나 저녁에 이야기할 때도 같은 자리를 계속 사용했습니다.
잠깐 앉았을 때 넘길 수 있었던 불편함이 몇 시간 동안 반복되자 점점 크게 느껴졌습니다.
좌판 중심이 아래로 내려가는 구조라 엉덩이의 위치도 낮았습니다. 등을 기대고 쉴 때는 괜찮았지만 테이블 위 음식을 먹으려고 몸을 앞으로 움직이면 자세가 어색해졌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손과 다리에 힘을 줘 몸을 위로 밀어 올려야 했습니다. 텐트를 설치하고 짐까지 옮긴 뒤라 다리에 힘이 빠져 있었던 것도 영향을 줬을 것입니다.
의자를 들고 움직인 시간은 몇 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앉아 있던 시간은 몇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텐트의 무게 때문에 의자만큼은 가장 가벼운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캠핑을 해보니 무게를 줄여 얻은 편리함보다 앉아 있는 동안의 불편함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빈 의자와 바람
체어투가 바람에 뒤집힌 일도 한 번 있었습니다.
사람이 앉아 있지 않은 상태에서 바람이 불자 의자가 옆으로 넘어갔습니다. 화로대에 떨어지거나 누군가 다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약 1kg대의 가벼운 무게는 이동할 때만 장점이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앉아 있지 않을 때는 바람의 영향을 쉽게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 뒤로 자리를 오래 비울 때는 의자를 접어두거나 바람을 직접 받지 않는 위치로 옮겼습니다.
이 일 하나 때문에 의자를 바꾼 것은 아닙니다. 바람에 넘어졌던 일은 작은 불편이었고, 결정적인 이유는 캠핑하는 동안 계속 느껴졌던 좁은 좌판이었습니다.
다음 캠핑
첫 캠핑 이후에는 체어투 대신 좌판이 넓은 릴렉스체어를 사용했습니다.
릴렉스체어는 접어도 길고 부피도 컸습니다. 체어투 여러 개를 실을 때보다 트렁크 한쪽을 더 많이 차지했습니다.
차에 장비를 넣을 때는 분명 이전 의자가 편했습니다. 캠핑장에 도착해 직접 앉아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엉덩이와 허벅지 옆에 여유가 있었고, 식사를 위해 상체를 앞으로 움직이기도 수월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 몸을 낮은 좌판에서 끌어올리는 느낌도 줄었습니다.
부피는 커졌지만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자세를 계속 바꾸지 않아도 됐습니다.
저희는 장비를 등에 메고 오래 걷는 캠핑보다 차를 사이트 가까이에 세우는 오토캠핑을 주로 합니다. 몇 분 동안 가볍게 옮기는 것보다 캠핑장에 머무는 내내 편하게 앉아 있는 쪽이 더 중요했습니다.
체어투가 나쁜 의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수납 공간이 부족하거나 장비를 직접 들고 이동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가벼운 무게가 큰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체형과 앉는 자세에 잘 맞는다면 긴 등받이도 편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제 몸과 캠핑 방식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처음 의자를 살 때는 제품 설명에 적힌 무게를 꼼꼼히 봤습니다. 정작 제 엉덩이와 허벅지가 좌판 안에서 편한지는 잠깐 앉아본 뒤 넘겼습니다.
그 이후 캠핑의자를 볼 때는 수납 가방부터 들지 않습니다. 먼저 직접 앉고, 밥을 먹듯 몸을 앞으로 움직이고, 다시 일어나봅니다.
제게는 몇 분 옮기기 편한 의자보다 몇 시간 앉아 있어도 몸이 편한 의자가 더 가벼운 장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