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텐트부터 55kg, 그래도 쿠디 파밀리아 프로를 고른 이유

“첫 텐트부터 이렇게 큰 걸 사도 될까?”

쿠디 파밀리아 프로를 알아보던 당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입니다.

캠핑 경험도 거의 없었고, 텐트를 직접 설치해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약 55kg짜리 대형 면 에어텐트를 보고 있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처음에는 작고 간단한 텐트로 시작하는 게 낫다고 했습니다. 저도 그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성인 2명과 아이 2명이 함께 캠핑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잠만 잘 수 있는 텐트보다 가족이 안에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더 필요해 보였습니다.

결국 저희 가족은 가볍게 시작하는 쪽보다, 처음부터 넉넉한 생활 공간을 확보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쿠디 파밀리아 프로는 협찬이나 제품 제공 없이 직접 구매했습니다.

저희 가족이 첫 텐트로 선택한 카키색 쿠디 파밀리아 프로입니다.

네 식구의 우선순위

처음 텐트를 고를 때 크기나 무게보다 먼저 생각한 것은 캠핑장에서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였습니다.

성인 두 명만 다닌다면 잠자리 위주로 간단하게 구성해도 괜찮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이 둘과 함께 움직이면 날씨가 좋지 않을 때 머물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차가우면 아이들을 계속 밖에 둘 수 없습니다. 식사도 해야 하고, 옷도 갈아입고, 중간에 쉬거나 누울 자리도 있어야 했습니다.

저희는 잠자는 공간과 생활 공간을 따로 구성하기보다, 큰 텐트 하나 안에서 해결하는 방식이 더 편할 것 같았습니다.

짐을 최소화하는 것보다 가족 모두가 안에서 불편하지 않게 지내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돔 텐트가 싫었던 건 아니다

친구가 돔 텐트를 사용하는 모습을 본 적은 있습니다.

크기가 비교적 작고 구조도 간단해 보여 설치와 철수가 수월해 보였습니다. 차량에 싣기도 큰 텐트보다 편해 보였습니다.

다만 저는 돔 텐트를 직접 설치하거나 그 안에서 숙박해본 경험은 없습니다.

따라서 돔 텐트가 불편하다거나 가족 캠핑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희 가족의 경우 돔 텐트에 타프나 별도의 생활 공간을 추가하는 방식보다, 전실과 침실이 한 번에 연결된 큰 텐트가 더 단순하게 느껴졌습니다.

장비가 실제로 더 단순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큰 텐트 자체가 무겁고 부피도 크기 때문입니다.

다만 구매 당시에는 여러 공간을 따로 설치하는 것보다 텐트 하나 안에서 네 식구가 함께 지내는 그림이 더 쉽게 떠올랐습니다.

결국 마음을 움직인 건 ‘안에서 보내는 시간’

쿠디 파밀리아 프로를 처음 봤을 때는 카키색 면 원단과 둥근 외형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만으로 약 55kg짜리 텐트를 선택한 것은 아닙니다.

가장 크게 본 것은 넓은 전실이었습니다.

테이블과 의자를 텐트 안에 두고 가족이 함께 식사할 수 있고, 바깥 날씨가 좋지 않을 때도 아이들이 안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컸습니다.

실제로 비가 내린 캠핑에서는 넓은 전실의 장점을 바로 느꼈습니다.

바깥 바닥이 젖어도 텐트 안에서 식사와 휴식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쌀쌀한 저녁에는 출입구를 닫고 가족이 한 공간에 앉아 있을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전실이 필요 이상으로 넓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날씨가 바뀌었을 때 캠핑 일정 전체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은 아이들과 다닐 때 도움이 됐습니다.

10분과 1시간

에어폴에 공기를 넣어 텐트의 기본 형태를 세우는 과정은 처음 예상한 것보다 빨랐습니다.

제가 설치했을 때는 텐트가 서 있는 기본 모습까지 약 10분 안에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숫자만 보고 설치가 쉬운 텐트라고 생각하면 실제 느낌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텐트 위치를 잡고 팩을 박고 스트링을 연결한 뒤, 매트와 테이블까지 넣으면 전체 세팅에는 약 30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무엇보다 설치보다 철수가 훨씬 힘들었습니다.

넓게 펼쳐진 원단에서 공기를 빼고, 수납가방 크기에 맞춰 여러 번 접어야 했습니다. 처음 철수한 날에는 텐트를 가방에 넣기까지 한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래서 이 텐트의 설치 시간을 이야기할 때는 ‘에어폴을 세우는 시간’과 ‘캠핑을 시작할 수 있는 상태까지 만드는 시간’을 구분해서 봐야 했습니다.

첫 철수 과정은 별도 글에 자세히 남겨두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구매 결정에 영향을 주는 정도로만 적습니다.

매트 하나 넣고 끝나는 침실은 아니었다

침실에는 에어박스 TPU 260×200을 사용했습니다.

성인 2명과 아이 2명이 함께 누울 수 있었고, 매트를 넣은 뒤에도 옆에 작은 짐을 둘 공간이 남았습니다.

매트가 침실 전체를 꽉 채우지 않아 옷가방이나 아이들 물건을 두기 편했습니다. 잠자리에 들어가기 전에 움직일 공간도 어느 정도 남았습니다.

첫 텐트를 알아볼 때는 단순히 네 명이 누울 수 있는지만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누운 상태의 크기뿐 아니라, 가방을 두고 출입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지도 중요했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저희 가족이 기대했던 넉넉한 공간이 나왔습니다.

다시 첫 텐트를 고른다면?

쿠디 파밀리아 프로를 선택하면서 얻은 것은 넓은 가족 공간이었습니다.

비가 오거나 기온이 내려가도 텐트 안에서 식사하고 쉴 수 있었고, 에어박스 260×200을 넣은 뒤에도 여유가 남았습니다.

대신 약 55kg의 무게와 큰 수납 부피를 함께 떠안았습니다.

모델Y 트렁크에 텐트 가방을 넣으면 다른 장비 공간이 크게 줄었고, 철수 때 넓은 원단을 접는 일도 매번 부담이 됐습니다.

그래서 설치와 철수가 짧은 1박 일정에는 잘 맞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저희 가족은 주로 2박 3일 캠핑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큰 텐트를 더운 날씨에 접는 과정이 부담스러워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다시 첫 텐트를 고른다면 55kg이라는 숫자를 전보다 훨씬 무겁게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네 식구가 함께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캠핑을 원한다는 조건이 같다면, 선택 방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돔 텐트보다 무조건 낫다는 뜻은 아닙니다.

작은 차량을 사용하거나 설치와 철수를 빠르게 끝내고 싶은 사람, 1박 일정이 많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큰 선택일 수 있습니다.

저희는 가벼운 시작보다 가족 공간을 먼저 골랐고, 그 선택에 따른 불편까지 지금도 함께 감수하고 있습니다.

약 55kg의 텐트를 처음 접어 수납가방에 넣고 모델Y에 실었던 과정은 아래 글에 따로 기록했습니다.

55kg 면 에어텐트 첫 철수 후기: 쿠디 파밀리아 프로 수납이 더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