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캠핑장 새벽 6시, 라디오 소리에 가족 모두 깼다

전날 밤 10시, 캠핑장 운영자가 운동장을 돌며 매너타임 시작을 알렸습니다.

주변 사이트의 대화 소리도 곧 잦아들었습니다. 오래된 학교 건물과 운동장을 활용한 캠핑장이라 일반 캠핑장보다 더 조용한 밤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희 가족도 별다른 걱정 없이 잠들었습니다.

다음 날 오전 6시쯤, 텐트 밖 멀리서 트로트 음악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느 사이트에서 울리는 휴대전화 알람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음악은 한곳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운동장을 따라 움직이면서 점점 저희 텐트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새벽 라디오 소음으로 가족이 잠에서 깬 폐교 캠핑장의 아침 풍경
전날 밤까지 조용했던 운동장에서 오전 6시쯤 큰 라디오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캠핑장 이름과 지역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직접 예약해 가족과 방문했으며, 운동장 이용자의 신원이나 평소 이용 방식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오전 6시

소리는 잠을 계속 청하기 어려울 정도로 컸습니다.

저만 깬 것이 아니었습니다. 함께 자던 가족도 한 명씩 눈을 떴습니다.

음악이 텐트 가까이 왔다가 다시 멀어지는 걸 반복해 밖으로 나가 확인했습니다.

운동장에는 허리 부근에 휴대용 라디오를 착용한 한 사람이 트로트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운동하고 있었습니다.

정확한 곡명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음악이 운동장을 따라 이동했고, 그 소리에 저희 가족 모두가 깼던 상황은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해당 캠핑장의 매너타임은 전날 안내받은 기준으로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였습니다.

아직 매너타임이 끝나기 전이었습니다.

밖에는 이미 다른 캠퍼가 나와 있었다

라디오 소리를 줄여달라고 말하기 위해 운동장 쪽으로 나갔습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는 다른 캠퍼 한 명이 이미 운동하던 사람에게 항의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여러 사람이 자고 있는 시간이고 캠핑장 매너타임이 끝나지 않았으니 소리를 줄여달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그때 주고받은 문장을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대화를 그대로 옮기거나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추측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확실한 것은 오전 6시쯤 큰 라디오 소리가 운동장을 돌았고, 저희 가족과 다른 캠퍼가 잠에서 깨어 밖으로 나왔다는 점입니다.

전날 밤 운영자가 직접 매너타임을 안내했기 때문에, 다음 날 새벽도 조용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은 캠핑장 측에도 알렸습니다.

저희는 그날 철수할 예정이었습니다. 이후 캠핑장 측에서 어떤 대응을 했는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운동장을 누가 이용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 사람이 인근 주민이었는지, 운동장을 정기적으로 이용하던 사람이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폐교 운동장이 평소 외부인에게 개방되는지, 캠핑장과 별도로 이용 협의가 있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경험만으로 폐교 캠핑장은 모두 외부인이 드나들거나 새벽에 시끄럽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예약 당시에는 운동장이 캠핑장 이용객만 사용하는 공간인지 따로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예약 화면에서는 오래된 학교 건물과 넓은 운동장, 사이트 간격과 편의시설을 주로 봤습니다. 전날 밤 매너타임을 관리하는 모습까지 확인하니 소음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날 겪은 소음은 캠핑장 안의 다른 사이트가 아니라 운동장을 이용하던 사람에게서 발생했습니다.

캠핑장 내부 규칙이 잘 지켜져도 주변 시설이나 외부인의 동선까지 항상 조용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뒤로 출입구부터 본다

이후 폐교나 마을 시설을 활용한 캠핑장을 예약할 때는 사이트 사진만 보지 않습니다.

운동장과 산책로가 외부에 개방되는지, 출입구가 마을 도로나 보행로와 바로 연결되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방문 후기를 검색할 때도 시설과 풍경만 보는 것이 아니라 `새벽`, `소음`, `운동장`, `방송` 같은 단어를 함께 찾아봅니다.

사진과 지도만으로 알기 어려운 부분은 운영자에게 운동장을 외부인도 이용하는지 직접 묻습니다.

이 경험 이후 귀마개도 캠핑 가방에 넣기 시작했습니다.

귀마개가 큰 음악 소리를 완전히 막아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캠핑에서 들렸던 코골이나 일정하게 반복되는 발소리를 줄이는 데에는 도움이 됐습니다.

아이와 함께 잘 때는 가족 모두가 주변 소리를 완전히 차단하지 않도록 필요한 사람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이후 해당 캠핑장을 다시 찾지 않았습니다.

캠핑장의 시설 전체가 나빴던 것은 아닙니다. 전날 밤의 분위기와 사이트 환경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새벽 소음이 그날 한 번뿐이었는지 평소에도 반복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가족 모두가 오전 6시에 잠에서 깼고, 다른 캠퍼까지 밖으로 나와 항의하는 상황을 실제로 겪었습니다.

같은 상황이 다시 생길 가능성을 감수하면서 재방문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날 이후 폐교 캠핑장 사진을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곳은 오래된 교실도 넓은 운동장도 아닙니다.

운동장 밖으로 연결된 출입구가 어디인지부터 확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