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텐트로 카키색 에어텐트 샀다가 카니발로 차 바꿀 뻔한 썰 (루프백 후기)
캠핑의 꽃은 누가 뭐래도 '불멍'입니다.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와 일렁이는 불꽃을 보고 있으면 일상의 스트레스가 모두 타서 날아가는 기분이죠. 저 역시 그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캠핑 준비 첫날,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장 저렴하고 후기가 많은 만원짜리 '접이식 V자 화로대'를 주문했습니다.
기대감을 안고 캠핑장에 도착해 장작에 불을 붙인 순간, 낭만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불은 제대로 붙지도 않고 엄청난 양의 회색 연기가 뿜어져 나왔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연기가 제 얼굴을 때렸고, 눈물 콧물을 쏟으며 불을 피우느라 정신이 없었죠. 그 매캐한 연기는 고스란히 비싼 텐트 스킨과 제 옷에 스며들어, 다음 날 아침 텐트에서는 삼겹살과 장작이 섞인 끔찍한 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게다가 불멍이 끝난 후 바닥에 수북이 쌓인 장작 숯과 재를 털어내고, 기름때 묻은 접이식 화로대를 물티슈로 박박 닦는 과정은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저는 단 한 번의 캠핑 만에 그 화로대를 쓰레기장에 버렸습니다. 그리고 폭풍 검색 끝에 '이중연소 화로대'라는 마법 같은 아이템을 영입하게 됩니다.
솔로스토브나 우드스토브로 불리는 이중연소 화로대는 일반 화로대와 달리 벽면이 텅 빈 이중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디자인에는 엄청난 과학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아래쪽 구멍으로 들어온 찬 공기가 뜨거운 이중 벽면을 타고 위로 솟구치면서 온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그리고 위쪽에 뚫린 수많은 구멍으로 이 뜨거운 공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불완전 연소되어 날아가던 가스(즉, 연기)를 공중에서 한 번 더 태워버립니다. 이것이 바로 2차 연소, 이중연소의 원리입니다.
제가 이중연소 화로대로 바꾸고 극찬했던 세 가지 장점입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접이식이 아니기 때문에 크기 그대로 트렁크에 구겨 넣어야 해서 수납의 압박이 심합니다. (다행히 요즘은 분리 조립형 이중연소 화로대도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워낙 화력이 강해 장작 먹는 하마라 불립니다. 남들 10kg 태울 때 이중연소 화로대는 20kg을 순식간에 집어삼킵니다. 장작값이 훌쩍 뛰죠.
하지만, 연기에 눈물 흘리며 불멍을 포기했던 분들이라면 그깟 장작값 몇천 원이 아깝지 않을 만큼의 완벽한 쾌적함을 선사합니다. 첫 화로대를 고민 중이시라면 만원짜리 접이식으로 고통받지 마시고, 처음부터 무조건 이중연소 화로대로 가시는 것을 1000% 추천합니다!